체벌 경험률도 24%…10명 중 3명가량 "극단 선택 생각"
초등생 평균 수면시간 8.7시간…45%는 "혼자 방치된 경험"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국내 아동·청소년 10명 중 3명가량은 부모 등 보호자로부터 언어폭력을 겪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021년 6월부터 8월까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 8천7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21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연구-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보고서를 23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가 1991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아동·청소년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이뤄졌다.
아동·청소년 중 보호자에게서 모욕적인 말과 욕설을 들은 비율은 30.6%였고, 체벌을 경험한 비율도 24.0%였다. 9.0%는 교사에게서 언어폭력을 당했으며, 3.1%는 체벌을 경험했다.
초등학생 2천932명에게 방임 경험을 묻자 45.0%는 최근 1년간 늦게까지 혼자 방치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5.4%는 일주일마다 한 번 이상 방치된다고 했다.
또 중·고등학생 5천786명에게는 '최근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 있는지'를 물은 결과 지난해 발표보다 2.9%포인트가량 증가한 29.9%가 '그렇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극단적 생각을 한 이유로 학업문제(45.8%)를 가장 많이 꼽았고, 미래(진로)에 대한 불안 20.3%, 가족 간 갈등 15.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아동·청소년 약 30%가량은 일상에서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여학생(42.3%)이 남학생(20.9%)보다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불안감은 수면시간을 줄여 신체 건강도 악화시키고 있었다.
평균 수면시간은 7.2시간으로, 초등학생 8.7시간·중학생 7.1시간·고등학생 5.8시간 순이었다. 전체 아동·청소년의 52.4%는 현재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했으며, 그 이유로는 숙제와 학원 등 학업(47.4%)이 가장 컸고 인터넷 사용(13.7%), 게임(10.9%) 등도 있었다.
86.5%는 자신이 건강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나, 실제로 주 3회 이상 운동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0.6%에 그쳤다. 21.4%는 아예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이 비율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높았고,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커졌다.
5명 중 1명은 1년에 한 번 이상 특정한 이유로 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차별 원인별로 보면 나이(23.0%), 학업성적(21.7%), 성별(21.6%), 외모·신체조건(21.0%)이 있었다.
최근 1년간 학업 중단을 생각해 본 아동·청소년은 25.3%로 4명 중 1명꼴이었으며, 학교급이 높고 학업 성적과 경제적 수준이 낮을수록 이 비율은 올라갔다. 학업 중단을 생각한 이유로는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31.0%), '공부가 하기 싫어서'(27.6%), '성적이 좋지 않아서'(16.1%) 등으로 보고됐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1989년 11월 20일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국제조약으로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장을 위한 기준과 지침을 담고 있다. 협약 당사국은 5년마다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와 진전상황에 대한 국가보고서를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해 국제사회의 모니터링을 받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2019년 제5·6차 국가보고서를 제출해 심의를 받았으며, 이 당시 받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 결과를 담은 제7차 국가보고서를 2024년 12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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